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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quire 69

QLD

요즘 나스닥이 바짝 올랐다. 레버리지를 태운 QLD를 들고 있는 사람이라면 계좌가 평소보다 빠르게 불어나는 걸 보고 있을 거다. 같은 나스닥인데 수익이 두 배로 잡히니, "왜 진작 사지 않았을까" 싶은 마음이 들 만하다. 정말 그럴까. QLD는 이점만 있는 도구일까. 레버리지 투자에는 두 얼굴이 있고, 그 얼굴은 시장이 강세냐 약세냐에 따라 갈린다. 먼저 강세장이다. 강세장에서 레버리지는 복리의 가속페달이다. 오르는 추세에서 매일 지수의 두 배로 따라붙으니 시간이 갈수록 지수와의 격차가 기하적으로 벌어진다. 2015년 11월부터 2026년 5월까지 QLD에 매일 일정 금액을 넣었다면 +560%, 원금이 여섯 배 넘게 불어난다. 강세장에서 레버리지는 분명한 무기다. 지금처럼 나스닥이 추세를 그리며 오를 때..

Acquire 2026.05.23

공급과 금리

호르무즈 봉쇄로 유가가 튀자 시장에서 인상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했다. 진행해오던 인하 사이클을 뒤집고 정말 인상으로 갈까. 공급이 막혀서 오르는 물가는 금리로 잡을 수 있을까? 금리는 수요를 누르는 도구지 공급을 만드는 도구가 아니다. 호르무즈가 만든 가격은 봉쇄가 풀려야 정상화된다. 물론 공급 충격이 오래 누적되어 인플레가 굳어지면 인상도 효과를 낸다. 다만 그땐 큰 침체와 실업을 대가로 치러야 한다. 지금은 봉쇄가 시작된 지 두 달 반이고 물가가 한 번 튀었을 뿐이다. 누적이라 부르기엔 너무 이르다. 게다가 미국은 1990년 걸프전부터 2011년 아랍의 봄까지, 짧은 공급 충격에 인상으로 돌아선 적이 한 번도 없다. 39조 달러 부채를 안고 있는 미국이 자기 부채의 실질 부담을 더 키우는 방향으로 갈..

Acquire 2026.05.21

마음에 드는 단어

https://blog.naver.com/pillion21/224283152424 좋은 댓글이어서..오래전 올린 글에 적혀진 댓글이다. 공개 댓글이어서. 따로 허락을 구하지 않고 가져왔다. 댓글이지만. 내...blog.naver.com 알바트로스님의 글이다. 요즘 생각하고 느끼는 단어가 잔뜩 들어있다."절대다수의 투자자는 노력하지 않습니다. 과거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저는 '몰입'이라는 단어를 좋아합니다. 수십 년간 이거 하나만 하고 살았습니다.""몰입은 생각보다 훨씬 단조롭고.. 외로운 과정입니다.""노력이라는 단어.. 생각보다 그 무게를 끝까지 견디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눈앞에 둔 상대의 기량을 가늠조차 못하는 수준.""수십 년간 제가 투자 세상에서 만나본..

Acquire 2026.05.13

단열재 ②

세계 LNG 단열재의 70~80% 이상이 한국에서 만들어진다. 사실상 독점이다. 그러나 이걸 "한국이 단열재 기술에서 세계 1등"이라고 부르면 정확하지 않다. 점유의 모양과 점유의 원인은 다르기 때문이다. 이 점유는 한국 부품사가 글로벌 단열재 입찰에서 1위를 한 결과가 아니다. 발주가 한국 빅3 조선사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한국 빅3는 세계 LNG 신조 시장의 70~80%를 쥐고 있고, 그 배에 들어가는 단열재가 자동으로 한국 부품사로 떨어진다. 한국 부품사가 프랑스 엔지니어링 회사의 다른 라이선스 야드 — 중국·일본·유럽 — 에서 따로 받아 오는 비중은 매우 작다. 점유는 결과물이지 원인이 아니다. https://v.daum.net/v/20250614060049966 LNG 운반선 증가에 동성화인텍..

Acquire 2026.05.05

단열재 ①

AI 데이터센터 한 동이 끌어다 쓰는 전기는 어지간한 공장 한 채와 맞먹는다. 단지 한 곳이 들어서면 도시 한 구역치 베이스로드가 새로 필요해진다. 그 단지가 다섯 곳, 열 곳 늘어나면 일본·한국·대만·유럽의 전력망은 그만큼을 추가로 받아내야 한다. 풍력은 바람이 불 때만 들어오고, 원전은 지금부터 새로 짓기엔 늦다. 가장 빠르게 채울 수 있는 베이스로드는 가스 발전이다. 그러나 이 나라들은 자체 가스가 없다. 미국엔 반대로 가스가 남는다. 셰일 혁명 이후 자국에서 다 못 쓴다. 그래서 팔아야 한다 — 그런데 일본·한국·대만·유럽은 모두 바다 건너다. 파이프는 바다를 못 건넌다. 답은 액화천연가스(LNG)뿐이다. 그래서 LNG 운반선이 필요하다. 여기서 한국이 들어온다. 세계 LNG 신조선 시..

Acquire 2026.05.04

가스의 시간

2025년 한 해 동안 미국이 짓고 있는 가스화력 발전소 capacity는 252 GW다. 직전 해보다 3배. 가스 터빈 가격은 2019년 대비 +195%로 올랐고, 발주 대기 명단이 2030년대 초반까지 늘어졌다. 왜 갑자기 이렇게 가스가 폭증했나. 이유는 데이터센터다. 2024년 미국 데이터센터 전력의 40% 이상을 가스가 공급했다. AI를 돌리려면 미국 가스 생산이 10~15% 더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가스가 답이 되자 이번엔 가스 터빈이 새 병목으로 떠올랐다. 텍사스에 80.6 GW 가스화력이 계획됐고, 그중 40 GW가 직접 데이터센터로 향한다. 왜 가스인가. 다른 옵션이 못 따라가서다. 태양광은 햇빛이 없으면 발전하지 않는다. 풍력은 바람이 없으면 멈춘다. 발전 자체가 간헐적이다. 그 빈..

Acquire 2026.05.02

천연가스 인프라

매장량 세계 2위 이란은 LNG 수출 터미널이 하나도 없다. 매장량 4~5위 미국은 LNG 수출 1위다. 가스 권력은 매장에서 나오지 않는다. 이란이 가장 명확한 케이스다. 매장량 세계 2위, 어떤 자료에서는 1위로도 잡힌다. 그런데 LNG 수출 터미널이 없다. 미국 제재로 액화 설비 건설에 필요한 외국 자본·기술이 들어오지 못한다. 자체 소비와 인접 PNG(터키·이라크·아르메니아) 일부만 흘러나간다. 매장은 세계 2위인데 글로벌 가스 시장에선 거의 없는 존재다. 이란만 그런 게 아니다. 투르크메니스탄은 매장 4~6위인데 내륙국이라 LNG가 불가능하다. PNG 한 가지뿐인데 그것도 중국과 러시아에 묶여 있다. 베네수엘라는 매장 풍부한데 정치 위기와 부패로 인프라가 무너졌다. 외국 자본이 들어오지 못하고 ..

Acquire 2026.05.01

LNG의 병목

2022년 가을 LNG 운반선의 일일 운임이 평소의 5배로 뛰었다. 유럽이 러시아 PNG에서 이탈하면서 카타르·미국 LNG로 갈아타려는데, 보낼 선박이 모자랐다. 액화 터미널은 늘어가는데 선박이 따라가지 못했다. LNG 수출은 두 축이 동시에 균형 잡혀야 흐른다. 첫째, 액화 터미널 capacity. 가스를 영하 162℃로 냉각시켜 LNG로 만드는 설비. 둘째, LNG 운반선 fleet capacity. 냉각된 LNG를 그 상태로 유지하면서 바다 건너로 운반하는 선박. 어느 한쪽만 늘려도 병목이 생긴다. 지금 두 번째 축, 선박 fleet의 상태가 흥미롭다. 2025년 중반 글로벌 LNG 운반선은 823척이다. 평균 선령은 10.5년으로 비교적 어리다. 그런데 평균 안에서 분포가 갈라진다. 31%가 16..

Acquire 2026.04.30

천연가스 운송

2022년 9월 26일 발트해 해저에서 노스스트림 4개 파이프 중 3개가 폭파됐다. 러시아에서 독일로 가던 가스가 한순간에 끊겼다. 유럽 가스 가격이 단기에 폭등했다. 왜 한 번의 폭파로 유럽 전체가 흔들렸을까. 이유는 가스가 어떻게 운송되는가에 있다. 석유는 유조선에 실어 보낸다. 통에 담아 옮기면 끝이다. 석탄은 벌크선에 부어 보낸다. 고체니까 단순하다. 그런데 가스는 다르다. 천연가스는 메탄(CH4)이다. 메탄은 상온에서 기체다. 부피가 너무 커서 그대로는 못 보낸다. 두 가지 해법 중 하나를 골라야 한다. 첫째, 배관(PNG)으로 보낸다. 기체를 압축해 배관에 흘려보낸다. 인접 대륙·국가만 가능하다. 노스스트림이 이 방식이었다. 러시아 → 독일. 배관은 한 번 깔면 출발지와 도착지가 정해진다. 한..

Acquire 2026.04.29

기억해야 할 문장

"싸 보이는 주식, 고점에서 한참 빠져 바닥권인 듯 보이는 주식. 나보다 더 현명하고 똑똑한 사람이 나보다 더 많이 공부해보고 안 사기로 결정한 주식이다." 알바트로스 님 블로그 글에서 우연히 만난 한 문장이다. 꼭 되새겨야 할 문장이라 기억해둬야겠다. https://blog.naver.com/pillion21/224264606961 세상에 싼 주도주가 있어?내가 시장에 오래 있었고. 어느 순간부터는 주위 지인들에게 알려진 사람이 되어버렸다. 그래서 투자 상담...blog.naver.com https://m.blog.naver.com/jeeyuns/224049714016 투자평범한 우리가 도저히 해낼수 없는 일들을 해내는 사람이 경영자로 있는 회사, 세상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blog.nave..

Acquire 2026.04.26

유효 속도

이 네 편을 관통하는 한 가지 개념이 있다. 유효 속도. 네 편이 각자 다른 축을 다뤘지만 실은 같은 물리학 한 줄에서 갈라져 나온 것이었다. 움직임은 두 가지로 쪼개진다. 장기 성과는 그 두 가지의 합이다. 지금 얼마나 꾸준하게 움직이고 있는가, 그리고 얼마나 빠르게 빨라지고 있는가. 여기서 말하는 속도는 시장의 속도가 아니다. 투자자 자신이 만드는 흔들리지 않는 리듬이다. 시간이 짧을 때는 앞쪽이 중요하지만, 시간이 길어질수록 뒤쪽이 앞쪽을 압도한다. 가속도는 시간의 제곱 위에서 자라기 때문이다. 첫 번째 편 「기계와 감각」에서 본 것은 속도를 보존하는 구조였다. 루틴은 판단을 규칙에 위임해 흔들림을 줄이고 리듬이 끊어지지 않게 만든다. 두 번째 편 「내면의 생태계」는 가속도를 다뤘다. 축적이 시간에..

Acquire 2026.04.25

다음 파도

투자에서 "어떻게 버느냐"는 사람마다 다르다. 가치투자, 모멘텀, 추세추종, 파생. 대가들의 방법론은 서로 반대 방향으로 갈리기도 한다. 그런데 오래 살아남은 사람들에게는 공통점이 하나 있다. "돈을 잃지 말라"는 원칙이다. 스승이었던 벤저민 그레이엄도, 버핏도, 폴 튜더 존스도 똑같이 말한다. 방법은 갈려도 방어는 일치한다. 왜 그럴까. 물리학으로 빗대면 간단하다. 투자는 가속도와 감속의 게임이다. 가속도가 복리로 쌓이는 구조는 이전 편들에서 살폈다. 그런데 가속도만으로는 장기 생존이 되지 않는다. 한 번의 급감속이 누적된 가속도를 다 날리기 때문이다. 계좌가 반 토막 나면 두 배를 만들어야 본전이다. -50%에서 +100%로 복귀한다는 것은 수학적으로는 평범한 사실이지만 심리적 충격은 전혀 평범하지 ..

Acquire 2026.04.24

D-8

미국이 이란을 공습한 건 올해 2월 28일이었다. 2주간의 휴전이 4월 8일 파키스탄 중재로 체결됐고, 4월 21일 트럼프가 휴전을 연장했다. 오늘은 2026년 4월 23일. 미군의 대이란 작전이 시작된 지 55일째 되는 날이다. 같은 기간 호르무즈 해협 봉쇄는 유지됐고, 브렌트 유가는 개전 전 대비 40% 오른 배럴당 102달러, WTI는 50% 넘게 올라 104달러를 찍었다. IEA는 이번 사태를 "원유 시장 역사상 최대 공급 차질"로 평가했다. 8일 뒤인 5월 1일, 1973년에 만들어진 한 법이 이 전쟁의 법적 시한을 끝낸다. 트럼프 본인은 4월 22일 "시간표는 없다"고 말했지만, 시간표가 있든 없든 5월 1일은 다가온다. https://www.aljazeera.com/news/2026/4/22..

Acquire 2026.04.23

전력의 말단

오늘 HD현대중공업이 미국 데이터센터에 선박 엔진을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는 기사를 봤다. 6,271억 원, 684메가와트. 회사 발전용 엔진 수주 중 역대 최대 규모였다. 조선을 들고 있는 입장에서는 생각지도 못한 호재다.https://zdnet.co.kr/view/?no=20260422131506 HD현대重, 美 데이터센터 시장 첫 진출…발전설비 공급HD현대중공업이 미국 데이터센터 수요 확대에 맞춰 현지 시장 공략에 본격 나섰다.HD현대중공업은 미국 에너지 인프라 개발기업 아페리온 에너지 그룹(AEG)과 20MW급 힘센엔진 기반 발전설비 공급zdnet.co.kr 그런데 그 호재 뒤에 "왜?"라는 의문이 따라붙었다. 배에 달려야 할 엔진이 데이터센터 지붕 밑으로 들어간다는 게 묘하게 걸렸다. 도대체 ..

Acquire 2026.04.23

점과 선

AI가 세상에 퍼지면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출발선의 평등이다. 어제까지 전문가만 쓰던 도구를 이제 누구나 쓴다. 리서치, 분석, 요약, 번역. 돈도 시간도 거의 들지 않는다. 표면적으로 보면 격차가 줄어들어야 한다. 그런데 실제로는 반대다. 같은 AI를 쓰고도 누군가의 결과물은 질적으로 다르고, 누군가는 평이한 결과에 머문다. 차이는 AI에 있지 않다. AI에게 무엇을 어떻게 요청하느냐에 있다. 그리고 그 "어떻게"는 사용자가 쌓아온 두께에서 나온다. 읽어온 책, 겪어본 시행착오, 오래 쌓인 맥락. 질문이 얕으면 아무리 좋은 AI도 얕은 답을 낸다. 질문이 깊으면 AI는 같은 시간에 훨씬 멀리까지 데려다준다. 진짜 격차는 AI의 성능이 아니라 질문의 해상도에 있다. 해상도는 사고 근육의 두께이고, 두..

Acquire 2026.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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