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장량 세계 2위 이란은 LNG 수출 터미널이 하나도 없다. 매장량 4~5위 미국은 LNG 수출 1위다. 가스 권력은 매장에서 나오지 않는다.
이란이 가장 명확한 케이스다. 매장량 세계 2위, 어떤 자료에서는 1위로도 잡힌다. 그런데 LNG 수출 터미널이 없다. 미국 제재로 액화 설비 건설에 필요한 외국 자본·기술이 들어오지 못한다. 자체 소비와 인접 PNG(터키·이라크·아르메니아) 일부만 흘러나간다. 매장은 세계 2위인데 글로벌 가스 시장에선 거의 없는 존재다.
이란만 그런 게 아니다. 투르크메니스탄은 매장 4~6위인데 내륙국이라 LNG가 불가능하다. PNG 한 가지뿐인데 그것도 중국과 러시아에 묶여 있다. 베네수엘라는 매장 풍부한데 정치 위기와 부패로 인프라가 무너졌다. 외국 자본이 들어오지 못하고 자체 투자도 못 한다. 이라크는 원유 동반 가스를 그냥 태운다. 2024년 글로벌 가스 플레어의 13%가 이라크에서 나왔다. 가스를 모아 처리할 인프라가 없어서다.
네 케이스를 모아보면 공통점이 보인다. 매장은 다 있다. 인프라가 없다. 거버넌스가 약하다. 자본이 안 들어온다.
같은 출발선에 있던 세 나라가 30년 후 갈렸다. 카타르는 1990년대부터 RasGas·Qatargas 같은 프로젝트로 외국 자본을 들였다. 지금 세계 LNG 수출 최강국이다. 미국은 셰일혁명으로 매장량을 키웠고 자유로운 자본 시장과 정치 안정 위에서 액화 터미널을 차례로 지었다. 2023년 LNG 수출 1위가 됐다. 이란은 같은 시기에 제재로 모든 외부 자본을 차단당했다. 같은 자원, 다른 결과.
가스를 보낼 권력은 자원의 양이 아니다. 자원을 시장으로 보낼 수 있는 인프라와 거버넌스에서 나온다. 인프라(액화 또는 배관), 정치 안정, 외국 자본·기술 진입, 그리고 제재 클리어. 매장은 첫 단계일 뿐이다.
가스는 자원의 게임이 아니다. 인프라의 게임이다. 매장이 시장으로 가는 모든 길이 병목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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