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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클 (cycle) ② (feat. 2일간 코스피 -20%)

하베박스 2026. 3. 5. 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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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경향신문

 

 

약 3주 전인 2월 10일, 주식 시장의 사이클에 대해 간략하게 정리한 글을 올렸다.

 

https://habewachs.tistory.com/21

 

사이클 (cycle)

9월부터 개인이 매도를 시작했고, 외국인은 매수에 나섰다.첫 번째 횡보 구간에서 지수는 박스권을 유지하거나 완만하게 상승했다.이후 지수의 상승 구간이 명확해지자, 외국인은 추가로 비중

habewachs.tistory.com

 

 

그때는 외국인의 거센 매도가 이어지던 시기였다. 그리고 어제와 오늘, 코스피는 2일간 약 20% 하락했다. 3개월간 70% 가량 상승한 지수가, 단 이틀 만에 그 상승분의 5분의 1을 반납한 것이다. 그 기념(?)으로 수급 현황을 체크해두려 한다.

 

 

 

2월 10일 이후를 돌아보면 흐름이 꽤 명확하다. 핑크선으로 표시되는 외국인 수급은 잠깐 움찔하며 반등하는 듯 보였으나, 이내 다시 3주간 지속 매도세를 이어갔다.

외국인이 빠진 자리에서 상승을 이어가려면 그 공백을 채울 주체가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그 역할은 기관이 맡아야 한다. 하지만 기관은 그러지 않았다. 파란선이 수직으로 치솟았다. 개인의 매수다.

당연히 수익의 주인공은 개인이 될 수 없는 것이 시장의 흐름이 아니겠나. 기관도 외국인도 수익이 나는 상승이 아니라면 그 자연스러운 귀결이 지금의 급락이 아닐까. 2일간 20% 하락. 쉽지 않은 변동성이다. 내 계좌 역시 모든 추세추종 매매를 종료해야 했다.

 

3월 4일 기준

 

 

 

1.

외국인은 현물이 횡보하는 구간에서 코스피를 상승시키는 역할을 했다. 그리고 그 상승이 진행되는 동안 이미 누적해둔 선물 매수 포지션을 수익 실현했다. 즉, 현물 상승 = 선물 매수 포지션의 수익 구간으로 활용했다. 어떻게든 외국인은 수익을 만들어서 시장을 운용하는 전략이 아닐까 싶다.

 

2.

시장이 자체적인 모멘텀으로 상승하는 구간도 있었다. 주로 개인의 과열 매수로 지수가 과잉 상승할 때이다.

외국인이 선물과 코스피를 동시에 매도한다. 이 구간에서는 그야말로 '수익을 철저하게 챙기는' 모습이 보인다.

다시금 개인이 매도세를 보이는 과정에서 외국인이 매수 포지션으로 돌아서는 구간이 보인다. 하지만 현물은 여전히 매도세를 보인다. 복잡한 메커니즘으로 지수 상승을 이끌었을 구간이다. 

 

이는 학술적으로도 논의되는 개념이다. KOSPI200 선물 시장에서 외국인 기관 투자자들이 구사하는 전략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헤지(hedge), 현물 포지션의 리스크를 선물 매도로 상쇄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알파 추구, 선물의 레버리지를 이용한 방향성 베팅이다.

외국인의 경우 대형 포트폴리오를 운용하면서 두 가지를 병행하는 경우가 많다. 현물에서 시세차익을 올리는 동시에, 선물로 그 방향에 반하는 헤지를 걸거나 레버리지 숏 포지션을 유지함으로써 어느 방향으로 시장이 움직여도 수익 구조를 만들어 놓는 것이다. 이를 시장구조의 측면에서 해석하면, 유동성의 공급자이자 수익의 향유자로서의 외국인이라는 이중적 역할이 보인다. 그들이 코스피를 올려줄 때 개인 투자자는 추격 매수에 나서고, 그 매수세가 지수를 끌어올리는 동안 외국인은 이미 구축해둔 선물 매수 포지션으로 수익을 거둔다. 결국 시장의 상승 에너지를 개인이 공급하고, 그 과실은 선물 시장을 통해 외국인이 가져가는 구조다.

 

부록.

코스닥은 외국인의 비중이 코스피에 비해 현저히 낮다. 정부가 꾸준히 코스닥 기업 육성 정책을 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외국인의 눈높이에서 코스닥 종목들은 여전히 신뢰 가능한 투자처로 분류되지 않는 경우가 아닌가 싶다. 낮은 시가총액, 유동성 부족, 공시 불투명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결과적으로 코스닥은 여전히 국내 개인 투자자와 단기 세력의 영역으로 남아 있는게 아닌가 싶다. 외국인이 체계적으로 개입할 유인은 여전히 없어보인다.

 

이제 이 글을 쓰게 된 진짜 이유를 이야기한다.

오른쪽 그래프에 나타낸 오늘 장마감 직전의 흐름이 흥미롭다. 외국인이 14:30을 기준으로 선물을 약 2조 5,000억 원어치 매수했다. 그리고 코스피 현물 역시 하락이 지속되는 모양세 였지만 외국인은 매수를 이어갔다.

2일 동안 -20%의 하락 속에서 쏟아냈던 선물 매도 비중의 절반가량을, 단 약 1시간 만에 다시 사들인 것이다.

반드시 반등이 온다는 의미는 아니다. 단기 숏 포지션의 일부 청산일 수도 있고, 저점에서의 전술적 매수일 수도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현 수준의 코스피에서도 외국인이 아직 시장을 포기하지 않았다는 신호라는 점, 여전히 그들이 놀기 좋은 놀이터 라는 점 이다. 적어도 단기적 반등의 가능성은 열려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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